붉은 머리 가문의 비극 - 미스터리 책장

# 작가의 다른 작품 어둠의 소리# 읽고 나서. 홈즈의 빨간 머리 클럽 이 떠오르는 제목의 이 책은 제목도 작가도 처음 들어보는데, 기대하지 않고 읽어서인지 의외로 정말 재미있게 읽었던 작품.실력 있는 형사이자 싱글인 마크는 휴가지에서 아름다운 여인을 목격하고 마음속에서 지워내지 못한다. 휴가 중인 작은 시골 마을에서 사건이 발생하고, 실력 있는 형사인 마크는 그 사건을 조사하게 된다. 그리고 그에게 사건을 의뢰했던 미망인이 첫눈에 반했던 그 아름다운 여인임을 알게 되어 조사에 열의를 다한다. 여인의 남편 펜딘이 삼촌인 로버트에게 살해당했다는 정황이 포착된다. 도주 중 여러 번 목격되었던 삼촌 로버트는 연기같이 사라져 버린다. 시체도, 범죄자도 찾아내지 못하고 사건은 흐지부지되어버리고, 이후 여인이 또 다른 삼촌네 집에 함께하게 되며 로버트가 목격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마크는 또다시 달려간다.제목에 나오는 것처럼 붉은 머리 가문, 여인의 삼촌들이 하나 둘 죽임을 당한다. 실력 있는 형사인 마크는 사랑에 빠지게 한 여인을 위해 온 힘을 다하는데 실마리 하나 잡아내지 못한다. 남편을 잃어 상심이 커 보였던 여인은 삼촌을 위해 일하고 있던 미남인 뱃사람 도리아와 재결합 소식을 알리고 사건은 또다시 흐지부지. 그리고 친구를 위해 등장한 미국 의 명탐정 피터 건스. 그는 마크에게 아무도, 아무것도 믿어서는 안된다고, 그가 놓친 것을 천천히 되짚어가며 생각해 내야 한다고 조언한다. "아무것도, 아무도 믿어서는 안 되니는 게 내 일 아닌가. 누굴 비난했다거나 나를 속이려 했다고 말하는 게 아니야. 확실하고 논리적으로 들린다는 이유로 직접 확인하지 않고 그자의 말을 그대로 믿은 게 뼈아플 뿐이야. 도리아, 자네는 이해할 수 없을지도 모르겠군. 하지만 다른 사람이라면 금세 이해할 거야.""형사님은 최선을 다하셨습니다. 모두 그랬죠. 그놈이 자기 형을 죽이러 온 사실을 누가 알기나 했겠습니까?""미친놈이라면 무슨 짓이든 못하겠나. 그놈이 멀쩡한 정신으로 왔다고 생각한 내 잘못이야." 매우 실력 있는 형사로 묘사되는 마크의 눈으로 본 이야기들을 독자로써는 당연히 믿음을 가지고 지켜보게 된다. 하지만 그가 사랑에 빠져 힘을 못쓴다는 사실이 하나씩 드러나면서 그가 앞에서 보여줬던 판단에 믿음이 가지 않게 된다. 그리고 등장한 진짜 명 탐정. 의심스러운 사람은 처음부터 있었는데, 마크가 생각했던 것처럼 말도 안 된다고(이라고 생각한), 만약 그 사람이라면 도대체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지 상상도 하지 못했다. 왜 뜬금없이 두 번째 탐정이 등장하나 싶었는데, 그런 이유가! 고전 미스터리에서 보기 힘든, 진정한 악인 이 등장하는 것도 재미있었고, 순서를 약간 바꿈으로 해서 더 미궁에 빠지게 되어버린 수수께끼도 재미있었다. 그리고 그 풀이도 역시.역자 후기에 옛날 미스터리다 보니 좀 지루한 감이 있을지 모르겠다고 하시던데, 첫 챕터에 사랑에 빠져버린 마크 이야기 빼고는 흥미진진하게 읽었다. 작가의 작품이 국내에 2개밖에 번역 안된 이유가 궁금할 정도. 그리고 후기에 나온 에피소드 - 애거서 크리스티가 어렸을 때 첫 작품을 가지고 옆집 할아버지에게 가서 읽어봐달라 부탁했더니, 할아버지가 잘 썼다 열심히 해봐라...라고 하셨다는데 ... 그 할아버지가!! 이든 필포츠? - 신기!! 그러니까 이건 그 고전 중의 고전인 크리스티 여사님의 작품들보다 오래되었다는 이야기.이분 다른 작품 찾아 읽어봐야겠다. 재밌게 읽었음! * 밑줄 (밑줄에도 스포일러가!)"내가 이 세상에서 거둔 보잘것없는 성공은 우리가 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던 연역적 사고가 아니라 종합적 사고 덕분일세. 사실을 연관 짓는 게 내 특기였지. 그것이 바로 성공의 근간이야. 여러 사실을 연관 지을 수 없다면 결과는 뻔해. 실패지. 나는 여러 사실로 만들어진 단단한 뼈대가 없는 이론에는 단 한순간도 시간을 낭비하지 않아. 마크, 사실을 찾아내는 것은 자네 몫이었어. 그런데 자네는 사실을 찾지 않았어." "(..) 형사의 취미라면 결국 수사 아닌가요?"마크가 그렇게 말하자 피터도 인정했다."문학과 범죄, 맛있는 음식과 술, 코담배와 어크로스틱이 여유로운 시간을 채워 주는 나의 악덕들이지.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네, 마크. 특히 사랑은 무척 과격한 열정이야. 한 여인과의 사랑으로 눈이 멀지 않았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도저히 할 수 없었을 일을 꼭 해야 한다고 밀어붙이게 되지. 사랑은 질투심이 강해서 경쟁자를 용납하지 않아. 그렇기 때문에 자네가 사랑에 빠졌다면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없어. 하물며 자네가 사랑하는 여자가 사건에 관계된 여자라면 더 그렇지 않겠나?" 누군가를 죽이겠다고 마음먹은 사람은 이 세상의 어떤 지혜와 의지력을 동원하더라도 막을 수가 없어. 말하자면 장차 살인자가 될 사람은 미지의 인물인데다 아직은 자유로운 상태이니 말이야. 그런 희망은 품지 말게. 희망에 맞서 싸우게. 결국에는 불가능한 것을 바랐다는 사실만 깨달을 뿐이라네. 과거에도 현재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이 나타나기를 바랐다는 사실만 말이야. 마이클 펜딘이 실수를 한 건 인간의 능력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이겠지. 여럿이 머리를 짜낸 계획도 실수하기 마련이야, 마크. 악당은 자신의 악행을 망치고 선한 자는 눈처럼 하얀 경력을 더럽히네. 뛰어난 지혜도 한순간 말라붙을 수 있지. 그것은 선행이든 악행이든 와벽함에 다다를 수 없기 때문이야. 그건 성자나 범죄자나 마찬가지라네."
영국 다트무어의 황무지와 이탈리아의 코모 호수를 무대로 전개되는 연쇄 살인극을 그린, 영국 작가 이든 필포츠의 대표작 붉은 머리 가문의 비극 이 출간되었다. 그의 미스터리는 퍼즐적 요소보다 인물, 배경의 묘사나 분위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필포츠는 사악하지만 매력적인 범인을 그려 내는 데 탁월한 재능이 있으며, 이 작품에서도 인상적으로 묘사되는 범인과 예측할 수 없는 결말로 수준 높은 미스터리를 완성하고 있다.

붉은 머리 가문의 비극 에 등장하는 탐정은 성격도 수사 방법도 상반되는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전반은 영국 경찰청 형사인 마크 브렌던의 주도하에 수사가 진행되고, 후반은 미국인 탐정 피터 건스가 등장하여 마크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로 추리해 나간다. 때문에 독자들이 작품에 대한 정의를 내릴 때쯤 이야기는 새로운 색으로 물들어 가며, 다소 싱거웠던 미스터리가 농후한 향기를 내뿜듯이 본격적으로 변화해 간다. 일본 미스터리 작가인 에도가와 란포가 ‘읽어 나감에 따라 만화경처럼 인상을 바꾸고, 읽은 뒤 며칠이 지나서야 비로소 현란한 색채를 보여 주는 소설 이라고 극찬한 이 책은, 퍼즐을 짜맞추듯 정교하게 진행되는 추리와 심리묘사로 독자들의 기대에 부응한다.

01 소문
02 확인된 문제
03 미스터리
04 단서
05 로버트 레드메인이 목격되다
06 로버트 레드메인의 소식이 들리다
07 약속
08 동굴 속의 죽음
09 웨딩 케이크 한 조각
10 그리안테 산에서
11 피터 건스의 등장
12 피터 건스가 키를 잡다
13 갑작스러운 귀국
14 권총과 곡괭이
15 망령
16 레드메인 가문의 최후
17 피터 건스의 추리
18 고백
19 피터 건스에게 남긴 유품

작가 정보 - 이든 필포츠
역자 후기

진화에 정답이 어딨어?

Power Up 파워업 듣기 모의고사 35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