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양 클래식 수업이라니! 타이틀부터가 나를 잡아당겼다. 음악사에 관한 이야기라면 무엇이라도 좋을 요즘이다. 주저없이 집어들었고 오늘 거의 하루동안 5시간반을 꼼짝않고 읽었더니 엉덩이에 좀이 쑤신다.저자 김정진은 한양음대 기악과(피아노)와 동대학원 좋업후 이스턴 일리노이대학에서 석사, 아이오와에서 박사를 받고 현재 서울대 출강중이다. 음악이론 및 미학관련 국낸외 주요 학술대회에 참여하고 다수의 논문을 작성한 이력이 있다. 중간중간 화성악과 기악과에서 이론적으로 배울법한 어려운 내용들도 짬짬히 있었지만 전체적으로 좋은 책이었다. 너무많은 음악가들의 관련지식을 400쪽에 걸쳐 방대한 양으로 읽었더니 기억이 제대로 나지 않지만 ^^; 유사한 책을 여러번 읽다보면 어느순간 자라는 콩나물처럼 내 음악사적 지식도 자라지 않을까 하는기분좋은 기대를 해본다 ^^*멘델스존: 어려서부터 모차르트에 버금가는 천재성으로 이름났던 그는, 바흐처럼 신실했고, 베토벤처럼 고뇌했다.모차르트같은 천재성을 지녔지만 , 그는 음표 하나하나를 신중하게 고치고 또 고치며 작품을 완성했다. 그는 교향곡이나 협주곡 같은 고전적 작곡양식을 고수하면서도, 낭만악기인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통해 당대의 낭만적 선율과 화려한 음색을 가져다가 표제적(문학적) 감수성을 추구하여 우아하고도 색채감넘치는 작품을 만들어냈다 그에겐 네살위 누나 파니 멘델스존이(1805-1847)이 있었는데 그녀역시 피아노,지휘,작곡에도 재능이 있어 멘델스존이 영국왕실에서 연주했을때 빅토리아 여왕이 특히 칭찬한 곡도 파니의 곡들이었다한다. 우애가 두터웠던 남매는 동생의 이름으로 곡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던중 1847년 연습도중 누나가 갑자기 쓰러졌고 멘델스존도 같은해 38세에 세상을 떠났다. *우울과 몽상, 분열된 자아( 슈만 ) 피아노 소품<어린이 정경>중 트로이메라이 op. 15 No.7 -1838 은 그의 작품중 가장 서정적인 곡으로 앙콜곡으로 많이 연주된다 그러나 제목과 달리 이곡은 어린이를 위한 작품이 아닌 슈만이 결혼하기전 클라라에게 바친곡으로 ,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동심을 간직하고픈 어른을 위한 낭만적인 작품이다.소설적 요소를 가미한 예술가곡으로 낭만주의 시대 최대 걸작품이었다. 그는 어머니의 권유로 하이델베르크 대학으로 옮겼다가 스무살때 라이프치히로 돌아오며 법률가의 길을 포기한다. 하지만 무리한 피아노연습으로 손가락을 다쳐 어쩔수없이 작곡의 길로 들어서고 23살인 1833년에 우울증이 찾아온다. 이러한 불안한 심리가 음악에 투영되고 그를 사로잡은 문학가는 에드거 앨런 포에게도 영향을 미친 소설가 E.T.A. 호프만이었다. 1838년 피아노곡 <크라이슬레리아나 op 16>는 호프만의 <수고양이 무어의 인생관-1822>에 대한 음악적 응답이었다*스트라디바리우스와 과르네리 :집시의 삶과 애환을 담아 집시의 노래 로 불리는 사라사테의 <지고이네르바이젠 op. 20-1878>은 최고의 바이올린곡으로 꼽힌다. 19세기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로 불리는 사라사테는 두대의 스트라디바리우스를 소장했다. 최근의 연구에 따르면 이 명기들은 당시 지구에 찾아든 소빙하기(1645-1715)의 산물이라고 한다. 한파로 성장이 느려진 나무의 밀도가 높아져, 이 나무로 만든 악기 역시 오래도록 견고하게 일정한 소리를 유지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덧붙여, 악기 제조 당시 처리한 화학물질이 나무의 성질에 변화를 주었다는 연구 결과도 제기되었다. 그러나 파가니니가 자신의 바이올린 기법을 비밀에 붙여 그의 테크닉과 기교가 전수되지 않은 것처럼, 스트라디바리우스와 과르네리 제작기법 역시 전해지지 않았다. 많은 연구자들이 이 명기들의 제작술과 소리를 복원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비밀은 풀리지 않고 있다. 현존하는 명기는 이제 540여대. *피타고라스의 음정 비율설 은 우주와 인간 정신이 똑같은 수적비율 관계로 조화롭게 움직인다는 믿음에 근거한다. 음악은 수적원리르 통해 우주 질서를 모방한다. 도-시-라-솔-파-미-레의 음계 구조는 우주가 절대적인 신성에서 출현해 천체의 일곱계단을 하나씩 내려와 절대적인 신성으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DO minus(도 ) 절대자SI der(시) 모든 은하 (별)LA ctea(라) 은하수(젖)SO l (솔) 태양FA ta(파) 행성(운명)MI crocosmos(미) 지구( 소우주 ) RE gina coeli(레) 달( 하늘의 여왕)피타고라스는 한음의 울림으로는 음악이 될수없고, 음들의 관계 가 음악을 만들어 내는데, 이관계를 결정하는 것이 수학적 비율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피타고라스는 음들의 관계를 수학적으로 설명하고, 음사이의 거리(음정)를 수학적 비율로 분석한 서양음악 이론의 창시자 이다. * 3대 오라토리오 :헨델 <메시아 > 하이든 <천지창조 > 멘델스존 < 엘리야> -->헨델과 바흐둘다 생전에 시력을 잃었는데 헨델은 1751년 66세에 오라토리오 <예프타>를 작곡하던 중 시력을 잃었다. 바흐도 헨델의 <메시아>를 듣고 감동을 받았다고 하는데 , 안타깝게도 두사람은 생전에 한번도 만나지 못했다. 그런데 이 바로크 음악의 두거장이 존테일러라는 돌팔이 의사에게 똑같이 치료를 받았다니 갑자기 그 돌팔이 의사가 밉기도, 부끄럽기도 하다. *미니멀리즘 예고한 라벨의 <볼레로 > 드뷔시가 인상주의 회화와 색깔과 빛을 음악에 구현하려 한다면, 그보다 10여년뒤에 태어난 모리스 라벨(1875-1937)은 그 움직임 을 표현했다고 평할 수 있다. 인상주의 피아노음악의 최초의 성공작 으로 알려진 <물의 유희-1901>를 들어보면 그 움직임이 어떤 것인지 알수 있다. 하늘로 뿜어져 올린 영롱한 물방울들이 햇빛을 받으며 떨어지는 분수의 모습을 묘사했다. 가사의 의미가 아닌 물방울의 움직임 을 악보에 시각화시켜 곡의 표현력을 극대화시켰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라벨하면 뭐니뭐니해도 <볼레로>가 떠오른다. 라벨이 러시아의 유명 전위무용가인 루빈스타인에게 의뢰받아 1928년에 완성한 이 스페인풍 발레곡은 한번들으면 잊을 수 없는 멜로디가 특징이다. 볼레로 는 원래 18세기에 생겨난 스페인의 민속무용으로 캐스터네츠로 리듬을 반주하는 춤곡이다. 라벨은 볼레로의 구체적 음악형식은 버리고 리듬감과 이국적 정취만 가져다 사용했다. 이곡은 악곡 전체에 걸쳐 하나의 리듬과 두개의 주제가 169회나 되풀이된다. 리듬변화없이 악기가 바뀌며 음색과 음량만 변화될 뿐이다. 첫 15분간 하나의 오스티나토(짧게 반복되는 리듬)가 100이상 반복된다. 그런데도 단조롭게 느껴지지 않는다. 플룻 독주에 이어 클라리넷-파곡으로 이어지는 악기들이 서로 응답하듯 각자의 음색을 뽐내며 긴장감을 고조시킨다. 리듬은 변하지 않지만, 악기가 바뀌며 음색이 변하고 ,악기수가 변하며 음량이 커진다. 피아니시모로 조용하게 시작해 오케스트라 악기들이 다 합쳐진 웅장한 소리로 끝맺는다. 어찌보면 30년후 일어날 미니멀리즘을 예견한 작품이라 할수있다--> 도서관에서 이어폰으로 유투브에서 곡을 계속 찾아서 듣다가 이 물의유희와 볼레로에서 너무 충격적인 감동을 받아 나른하던 평일오후의 잠이 싹 달아나버렸다. 음악이 어쩜 이렇게 물이 떨어지는 방울방울을 묘사할수 있는지, 백회가 넘는 반복리듬이 어쩌면 이렇게 지겹지 않게 단독악기로 이어지며 점차 웅장한 스케일로 변할수 있는지. 책에 집중못하고 음악에 계속 빠져들듯 듣고 있었다.라벨이란 작곡가가 정말 천재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음에 기회가 되면 음악회로 직접 듣고싶은 곡들이다. 드뷔시와 라벨은 둘다 문학작품, 특히 시에서 음악적 영감을 얻은 낭만주의적 성향의 프랑스작곡가들이다. 하지만 인상주의를 표현하는 방법은 매우 달랐다. 드뷔시가 정형적인 조성에서 벗어나 다양한 선율과 음색, 템포를 자유롭게 구사했다면, 라벨은 전통적인 조성을 유지하되 이를 유연하게 확장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음악세계를 열었다. 따라서 드뷔시는 모호한 느낌인 반면, 라벨은 윤곽이 분명한 인상을 준다.본의아니게 드뷔시의 아류라는 오해를 받은 라벨은 그와 그리 친하지 않았다한다. 그럼에도 드뷔시의 <3개의 야상곡-1899>을 네손을 위한 피아노곡으로, <목신의 오후에의 전주곡>을 두대의 피아노곡으로편곡하였다*이고르 스트라빈스키(1882-1971)는 1939년 하버드 대학가으이록 <음악의 시학-1939>에서 창작은 섬광같이 찾아오는 번득이는 영감이 아니라 "끊임없는 반복 학습훈련"으로 탄생한다고 말했다 --> 그에 대해 잘 모르지만 이 러시아 출신 미국작곡가의 말에 대단히 동감한다. 어느날 갑자기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창작과 계발이 이뤄지는게 아니라 꾸준히 그분야에 매진하고노력하는 사람만이 새로운 무엇을 창조할수 있다는 말로, 비단 음악뿐 아닌 전분야에 해당하는 말이라고 생각한다*음악의 진짜 주인 (" 관객에게 기회를 주면, 관객이 절반을 이뤄줄 것이다"-19세기 영국작가 윌리엄헤즐릿) --> 이책에서 가장 멋졌던 저자의 맺음말 파트우리는 이제까지 클래식의 중요인물을 살펴보았고 이주인공명단에서 중요한 사람이 하나 빠졌다.바로 청중이다. 음악을 듣는사람, 말하는 사람이 없으면 음악이 무슨 소용인가? 이글을 쓰고 있는 나 가 없으면 누가 작품에 대해, 작곡가에 대해 말할수 있을까. 실로 청중없는 음악은 상상하기 힘들다. 위대한 음악작품에는 반드시 그것을 들어주는 귀와, 평가해주는 입이 필요하다. 300-400년된 클래식이 오늘날까지 연주될수있는 것은 그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 덕분이다. 바흐나 모차르트, 베토벤도 청중이 없으면그저 과거속의 1인일 뿐이다예전 유럽의 작곡가들은 관객이 음악을 집중해서 들을것이라고 기대조차 하지 않았다. 객석의 요구에 따라 현장에서 즉흥곡을 연주하기도 하고 관객이 지루해 하면 아예 곡을 바꾸기도 했다. 바흐와 모차르트도 마찬가지였다. 또한 돈을 대주는 귀족이나 권력자의 요구대로 제한된 시간안에 그들의 구미에 맞는 곡을 써야했다. 따라서 다작의 작곡가들은 물론 개인의 재능도 있었겠지만, 음악을 구매 하고 들어준 귀족들의 변덕스러운 요구에 부응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대중들 속에도 음악을 진지하게 감상하려는 층도 있다. 오늘날 클래식 음악의 풍경은, 화려한 외양보다는 음악적 완성도에 목숨을 거는 음악가들과 진지한 감상층이 만들어낸 19세기 말의 유산이다. 음악회장안은 감상만을 위해 어두컴컴해야하고, 조명은 음악가들만 비춰야하며, 음하나라도 놓칠새라 완전한 정적이 흐르고, 재채기나 기침이라도 할라치면 눈총 세례를 받게 되었다. 연주회장에 들어서면 철저히 작품감상에만 집중해야하는 엄격한 에티켓이 탄생했다이제 우리는 어떻게 음악을 듣고 또 볼것인가. 클래식은 우리에게 어떠한 경험을 선사할것인가.이제 클래식의 생산자는 귀족->작곡가->연주자에서 우리같은 평범한 청중에게로 넘어왔다. 클래식을 만드는것은 그들이 아닌 바로 나 이다. 내가 사랑한 베토벤 이란 말에는 19세기초 본 출생 독일 작곡가가 쓴 악보에, 연주자 혹은 감상자로서 나 가 더해진 21세기적 클래식의 새로운 차원이 담겨있다. 이래도 클래식에 굽실거릴 것인가.
클래식 음악에 굽신거리지 말자
-교양으로 읽는 클래식 이야기
클래식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싶은 이들을 위해
기본적으로 모든 예술은 사람 이야기다. 이 책도 사람과 그 사람이 만든 음악으로 짜여 있다. 예술과 예술가를 분리해서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어쨌거나 사람을 통해 예술을 보면 더 다가가기 쉽고 쉽사리 잊히지도 않는다. 어쨌거나 이 책의 독자는 클래식 애호가가 아니라, 그저 클래식에 호감이 있고 그 호감을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은 사람들일 뿐이다.
이 책은 베토벤과 모차르트, 바흐 등등 클래식음악을 주제로 대화를 나누고 싶은 클래식 초보자들을 위한 책이다. 물론 클래식음악을 좀 모른다고 해서 세상 살아가는 데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런데 관심이 있다면, 카페에서 텔레비전에서 흐르는 멋진 음악을 듣고 그 음악이 누구의 어떤 음악인지 궁금해졌다면 그 음악을, 더 나아가 바흐의 음악을 들어 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
1장 마음 가슴을 파고드는 ‘감정미학’
01 펠릭스 멘델스존l19세기의 모차르트
02 프레데릭 쇼팽l폴란드의 우수憂愁
03 로베르트 슈만l낭만주의 열정의 화신
04 리하르트 슈트라우스l 니체는 이렇게 말했다
05 엑토르 베를리오즈l프랑스가 외면한 불굴의 파리지앵
06 쥬세페 베르디l이탈리아가 낳은 오페라 제왕
07 스트라디바리와 과르네리l바로크 열정의 산물, 스트라디바리우스
08 니콜로 파가니니lBeauty & Beast, 파가니니 스타일
09 프란츠 리스트l관능적인 ‘헝가리 랩소디’
10 파리넬리와 파바로티l3옥타브의 기적
루트비히 판 베토벤l고전파 낭만주의 영웅 ·98
2장 정신 음악, 감정과 결별하다
01 피타고라스l우주라는 거대한 현악기
02 벨라 버르토크l음악의 황금분할
03 장 필리프 라모l서양 하모니의 지배자
04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l신神의 음성을 들려준 ‘사람’
05 에두아르트 한슬리크l음악을 느끼지 못한 음악가
06 니콜라우스 아르농쿠르l고상한 맨손의 지휘자
07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l음악의 왕, 하나님의 종
08 게오르크 프리드리히 헨델l자유분방한 영혼의 구원자
09 알렉산더 스크랴빈l못다 이룬 ‘바이블’의 꿈
10 올리비에 메시앙l성자를 꿈꾼 자연주의자
리하르트 바그너l바그너주의 혹은 미래주의
3장 변화 클래식의 치맛단을 자르다
01 드뷔시와 라벨l클래식의 ‘인상, 해돋이’
02 쇤베르크· 베베른· 베르크l불협화음으로 표현한 20세기의 서정
03 이고르 스트라빈스키l박자 맞추기 어려운 20세기 거장
04 필립 글래스l미니멀리즘, 절제와 반복의 아이콘
05 에드가 바레즈l현대 전위음악의 아버지
06 칼하인츠 슈톡하우젠l시리우스별에서 온 전자음악 전령사
07 아도르노와 아이슬러l혁명을 노래하는 클래식음악
08 파울 힌데미트l대중을 위한 소나타
09 스탠리 큐브릭l클래식의 운명을 쥐락펴락한 영화감독
10 잔 카를로 메노티l세계 최초의 ‘안방 오페라’ 작곡가
피에르 셰페르l지구상의 모든 소리를 실험한 남자
4장 진화 클래식이란 이름의 낯선 소리들
01 백남준과 김덕수l두드리면 통하리
02 조지 크럼l과거로 미래를 상상한 ‘시간 조각가’
03 카웰과 리게티l현대음악을 바꾼 ‘음덩어리’
04 존 케이지l삶을 껴안은 침묵의 음악’
05 모튼 펠드먼l음악적 평등주의자
06 글렌 굴드l‘골드베르크 변주곡’으로 남은 사내
07 주형기, 알렉세이 이구데스만, 기돈 크레머l클래식계의 코미디언들
내가 사랑한 베토벤l음악의 진짜 주인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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